“여봐라, 돌을 가져오너라.” 그러자 신하가 돌을 대령했습니다. 그러더니 영공은 성 아래로 오가는 사람들을 돌로 쏴대면서 허겁지겁 피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서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한 번은 궁중 요리사가 곰발바닥을 덜 익혀서 내오자 화가 난 영공은 요리사를 죽여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그의 아내를 불러 시체를 들고 궁궐 뜰 앞을 지나 내다 버리게 했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신하들은 기겁했습니다. “폐하 어찌 이렇게 사람 목숨을 가볍게 여길 수 있사옵니까. 제발 올바르게 정사를 펼치시옵소서.” 신하인 조돈과 사회(士會)가 바짝 엎드려 충언하자 영공이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영공은 “내가 지나쳤소이다. 나도 알고 있으니 앞으로 고치겠소.”
사이코 같은 영공은 겉으로는 이렇게 말했으나 절대 고칠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조돈의 충고를 잔소리로 받아들여 ‘서예’라는 자객을 시켜 조돈을 죽이려 했습니다.
“여봐라 당장 조돈의 목을 가지고 오너라.”그러자 서예가 예 당장 실행에 옮기겠습니다. 서예가 조돈의 집으로 침입하니 침실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이때 조돈은 조회에 나가려고 조복을 잘 차려입고는 시간이 이른지라 조용히 앉아 명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서예는 차마 죽이지 못하고 물러나며 말했습니다. “충신을 죽이는 것과 임금의 명을 어기는 것, 모두 같은 죄로구나!” 라며 탄식하며 나무에 머리를 부딪쳐 자결했습니다.
영공은 참 집요한 면이 있었습니다. 계속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조돈의 목숨을 노린 것입니다. 하루는 연희를 핑계로 사자보다 사납다는 ‘아오’라는 개를 숨겨두고 조돈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조돈의 호위무사가 이를 알아챘습니다.“지금 빨리 피하셔야 하옵니다. 아오가 매복하고 있습니다.”
그래, 알았다. 조돈은 호위무사의 활약으로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조돈은 망명길에 어르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사람을 버리고 이제는 개를 쓰는구나!’
그런데 조돈이 국경을 벗어날 즈음 어찌 된 영문인지 갑자기 영공이 사망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알고 보니 일가 동생인 조천이 영공을 죽여 버린 것입니다. 백성들이 따르지 않던 폭군이었기에 시해할 명분은 충분했습니다.
결국 인과은보처럼 영공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어느 날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수레를 타고 태산 근처를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깊은 산속에서 웬 여인이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공자는 이상히 여겨 주변을 살펴보게 했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앞쪽 무덤가에서 들려오는 소리였습니다. 공자는 제자인 자로에게 말했습니다.
“자로(子路)야! 너는 급히 가서 무슨 사연이 알아보아라.”
공자 일행은 수레를 몰고 울음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향했습니다. 자로가 여인을 만나 사연을 불었습니다. “왜 이곳에서 그 토록 슬피 울고 있는 것이요?”
그러자 여인이 대답을 했습니다. “이곳은 참으로 무서운 곳이랍니다. 옛날 시아버님이 호랑이에 물려 돌아가셨고, 이어 제 남편과 자식이 모두 호랑이에게 물려 줄었답니다.”
자로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렇게 무서운 곳인데 왜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단 말이오?”
그러자 그녀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가혹한 세금에 시달릴 걱정이 없기 때문이랍니다.”
이 말을 전해들은 공자는 탄식하며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마음에 깊이 새겨 두어라.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사나운 것이니라” 고사성어‘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백성들에게는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는 것보다 더 무서운 법입니다.”
출처 북올림 <저작권자 ⓒ PCB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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