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권신일 박사,'수도권'이라는 이름에 갇힌 경기북부… 이제는 생존을 말해야 한다

(포천) 김태식 기자 | 기사입력 2026/07/02 [17:55]

[기고] 권신일 박사,'수도권'이라는 이름에 갇힌 경기북부… 이제는 생존을 말해야 한다

(포천) 김태식 기자 | 입력 : 2026/07/02 [17:55]

  © PCB시민방송, 권신일 박사. 한양대학교 관광학 박사.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정책연구위원, 전 에델만코리아 부사장, 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진대학교에서 관광 및 지역발전 분야를 강의하고 있다.

 

※ 인터넷 및 모바일 독자의 가독성을 고려해 필자 사진을 본문 중앙에 배치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이상한 지역이 하나 있다.

 

'수도권'이라고 분류되지만 수도권의 혜택은 없고, '지방'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 지원에서도 비켜선 곳.

 

바로 경기북부다.

 

정부 정책에서 경기북부는 늘 한 단어로 정리된다.

 

"수도권."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포천과 연천, 가평, 동두천 등 경기북부 상당수 시·군의 재정자립도는 10%대에 머물고 있다. 산업 기반은 취약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떠난다. 기업은 들어오지 않고 지역은 빠르게 늙어간다.

 

이런 곳을 과연 수도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3년 전 포천과 가평을 찾았던 당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이정현 부위원장은 경기북부를 둘러본 뒤 이렇게 말했다.

 

"여긴 내 고향 전남 곡성보다 더 낙후돼 보이네."

 

그 말은 경기북부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마디였다.

 

그런데도 중앙정부의 정책은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정부는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대규모 국가사업과 기업 투자를 잇달아 비수도권에 배치하고 있다. 지방을 살리는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경기북부는 어디에 있는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지방도 아니라는 이유로 균형발전 정책에서도 소외된다.

 

결국 '수도권도 아니고 지방도 아닌'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규제다.

 

경기북부는 수십 년 동안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시설보호구역, 상수원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 대한민국에서도 보기 드문 중첩 규제를 감내해 왔다.

 

기업을 유치하려 해도 어렵고, 공장을 세우려 해도 쉽지 않으며, 도시를 개발하려 해도 수많은 제약이 따른다.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했고, 수도권 시민들의 깨끗한 식수를 위해 개발을 포기했다.

 

대한민국의 성장 뒤에는 경기북부의 희생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묻고 싶다.

 

국가는 경기북부의 희생에 무엇으로 답했는가.

 

안타깝게도 돌아온 것은 또 다른 규제와 지원의 배제였다.

 

정치권 역시 이 문제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경기북부를 지역구로 둔 정치인들은 이 문제를 얼마나 국가적 의제로 만들어 왔는가.

 

다른 지역에서는 국가산업단지 하나를 유치하기 위해 여야를 떠나 힘을 모은다.

 

수천억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정부와 국회를 찾아가고, 필요하다면 거리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경기북부는 특별교부금 몇십억 원만 확보해도 성과라고 자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 경기북부의 문제는 '발전'이 아니다.

 

생존의 문제다.

 

기업이 오지 않으니 일자리가 없다.

 

일자리가 없으니 청년은 떠난다.

 

청년이 떠나니 지역경제는 무너지고, 결국 지역의 미래마저 흔들린다.

 

이 악순환을 끊지 못한다면 경기북부의 소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

 

대한민국 안보와 수도권 발전을 위해 수십 년 동안 감내해 온 희생에 걸맞은 최소한의 공정한 기회를 요구하는 것이다.

 

경기북부를 더 이상 단순히 '수도권'이라는 행정적 이름으로만 묶어서는 안 된다.

 

지역의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정책 기준이 필요하다.

 

그리고 경기북부 주민들도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

 

권리는 요구하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침묵은 미덕이 아니다.

 

침묵은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다.

 

이제는 경기북부가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경기북부는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희생에 대한 공정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다.


 

■ 필자 소개

 

권신일 박사는 한양대학교 관광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정책연구위원, 전 에델만코리아 부사장, 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대진대학교에서 관광 및 지역발전 분야를 강의하며 경기북부 발전과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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